'메멘토(Memento)'라는 단어를 들어본 게이들 많지? 아마 대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메멘토'를 통해 들어봤을거야. 

이 메멘토라는 단어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 구절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에서 온 말이야.

이 구절은 고대 로마시절에서부터 유래된 말인데, 영어로 'Remember you will die’ 내지는 'Remember that you are mortal' 정도 되는 의미지.



 아무튼 이 메멘토 모리는 고대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술이나 예술 전반에 있어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 도상적 주제야 

죽음이란거 자체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윤리, 정의, 자유, 사랑 등 과거 또는 현재 거의 모든 문명의 맥락과 가치에 

무수히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불멸의 주제라고 해도 무방한거지 



 그래서 지금부터 이를 주제로 하는 유명한 미술작품들에 대해 설명을 좀 해보려고 해. 

인터넷에서 긁어왔다는 의심을 하는 게이도 있을 수 있으니깐 내가 참고로 한 참고서적에 대해서도 출처를 밝힐게.

아 그리고 자극과 재미를 위해서 예전 작품들 보단 현대미술작품들을 많이 선정했어ㅋㅋ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특히 죽음과 관련된 도상적 주제 중에서도 첫 번째 주제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이후 언급되는 

모든 여타 다른 주제들을 포괄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주제라는 점과 하나의 주제가 아닌 여러 가지 주제를 복합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작품들도 상당히 많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어.




1. 메멘토 모리 (Mememto Mori)


 이 말은 로마에서 가장 용맹한 용사를 위해 베풀던 의식과 관련이 있어. 
로마 군인이 전장에서 무공을 세우고 귀향하면 로마의 고위 공직자와 백성들은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해. 
하지만 그가 교만해지거나 영광에 사로잡힌 나머지 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예가 영웅에게 반드시 찾아올 죽음을 기억하라고 되뇌어 주었대ㅋㅋ


 중세에는 이 말이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교단의 표어로 채택되었고, 교단 소속 수사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이 표현을 되뇌어야 했어.
이 과제는 수사 개인의 삶이 덧없다는 것은 물론 모든 생명이 덧없음을 한시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


(1) 루카스 푸르테나겔, <한스와 안나 부르크마이어 부부의 초상>, 1525, 빈, 미술사박물관

Hans Burgkmair and his Wife Anna, 1529, by Lukas Furtenagel.jpg

① 이 그림의 두 주인공은 화가 한스 부르크마이어와 그의 아내 안나야.

② 나이 먹은 할매미가 오른손에 거울을 들고 있어. 허영의 상징인 거울은 부부의 얼굴 대신 두 개의 일그러진 두개골을 비추고 있고. 
거울 가장자리에는 ‘자신을 알라’를 비롯해 ‘이것이 우리의 모습, 하지만 거울 속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어.

 부르크마이어는 왼손을 바깥으로 내밀고 있는데, 이는 마치 관람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며 
시간은 흘러가 완전히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고 경고하는거지.


(2) 데미언 허스트, <살아 있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1991, 런던, 사치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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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술 혐오하는 일게이들도 많이 아는 데미언 허스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야ㅋㅋ 
이 작품과 사치의 마케팅 덕분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
YBA(Young British Artists)에 속한 애들은 이 새끼 같은 파격적인 경향이 많어.

② 이 작품은 상어 사체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하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ㅁㅈㅎ시켜 수조에 넣어둔거야.
상어는 이미 뒈져있는데 포름알데히드에 의해 부패가 방지되고 있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그에 맞서는 부질없고 미약한 저항을 의미한다고 해.


(3) 브루스 나우먼, <백 가지 삶과 죽음>, 1984, 나오시마,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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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출신 미술가 브루스 나우먼은 현대 문명의 전형적인 재료, 네온 불빛으로 메멘토 모리 전통을 재해석했어.
② 동일한 단어에 AND DIE를 붙인 쪽과 AND LIVE를 붙인 쪽을 나란히 세로로 반복하여 삶과 죽음의 이원성을 시각적으로 분명히 보여준거지.



 2. 바니타스(Vanitas)

 
 구약성경 전도서 1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어. “바니타스 바니타툼 옴니아 바니타스(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 
이는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란 뜻으로, 부귀영화며 감각적인 쾌락이며 이 모든 것이 해골로 상징되는 필연적인 죽음 앞에서는 
다 부질없고 허무할 뿐이라는 의미야.


 이 주제의 정물화가 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 많이 그려지게 되는데, 
이는 중세 말의 비극적인 세계경험(흑사병, 교회의 대분열)과 이어진 칼뱅주의가 화가들로 하여금 
세상의 부귀와 명예를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표현하도록 했기 때문이야


 특히 신교 국가에서는 칼뱅파와 루터파 모두 성화를 우상숭배로 비난해서 교회를 장식하는 데 쓰인 
예술품의 수요가 완전히 사라져버렸어. 그 결과 정물화, 초상화, 풍속화만 넘쳐나게 된거지.


(1) 한스 홀바인 2세, <대사들>, 1533, 런던,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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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 있는 남자가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 장 드 댕트빌이고, 오른쪽에 있는 남자가 그의 친구인 라보르의 주교 조르주 드 셀브이야.
이 그림이 그려질 당시 두 사람의 나이가 각각 29세, 25세 무렵이었으니 둘 다 존나 출세한 새끼들인거지ㅋㅋ

② 두 사람 사이에는 골동품 선반이 있고 거기에는 과학과 지식, 예술을 상징하는 도구들이 놓여 있어. 
그들의 학식과 교양을 보여주는 상징물인거지.
그러면서도 두 사람에게 부와 영광에 매몰되지 않고 인생의 유한함을 기억하길 바라면서 그린게 그림 중앙 하단의 해골이야.

③ 엥? 해골같이 안생겼는데? 이럴 수도 있는데 이건 해골을 왜상으로 그렸기 때문이야.
왜상(歪像, anamorphosis)은 말 그대로 왜곡된 그림이라는 의미인데. 이 때문에 일반적인 시점이 아니라
화가가 설정해 높은 특정한 지점에 가서야 해골로 변하는거지. 이 작품에서 그 특정한 지점은 화면 우측 가장자리 부근이야. 


3. 인생의 세 시기


 인생의 세 시기라는 주제는 시간의 순환이라는 고대의 개념에서 유래했어.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냈던 유명한 수수께끼는 바로 인생의 세 시기를 가리키는 거지.
곧 사람의 일생은 유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본되며, 계절의 순환 역시 사람의 일생과 본질적으로 같은 전개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했어.

 이 주제는 그림을 보는 이에게 인생의 의미, 인생의 각 시기의 특징, 쉼 없이 흐르는 시간의 신비, 
매 순간, 계절, 현재였다가 곧 과거가 될 미래처럼 영원히 순환하는 것들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1) 구스타프 클림트, <여인의 일생>, 1905, 로마, 국립근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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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기는 볼거도 없이 유년기를 나타내. 엄마 품에 안겨 꿈을 꾸는 상태는 미래에 대한 환상을 키우는 아이들에 대한 은유지.

 젊은 어머니는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화관을 쓰고 있어. 
상아빛 다리를 감싸는 속이 비치는 가운은 마치 뱀처럼 보이는데, 뱀은 항상 잠복하고 있는 죽음, 인생길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을 상징해.

 늙은 여인이 나체라는 점과 추상적인 배경은 비틀리고 추한 몸매를 더욱 강조하고 있어. 
이 할매는 얼굴을 감싸고 있는데, 여기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체념하는 슬픔이 느껴지고 있어. 늙어서 슬프盧ㅠㅠ



4. 해골과 두개골


 해골과 두개골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장례를 상징하고, 육체의 죽음에 대한 은유로 쓰였어. 
 이 도상은 선사시대부터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는데, 
로마제국 때에는 식당 주인들이 연회를 즐기는 와중에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잊지 말라며 식당 바닥에 모자이크로 해골을 그려 넣었대. 

해골 도상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쫓아버리고 죽음 이후의 삶을 믿는 데 도움을 줘. 
그래서 해골은 메멘토 모리의 교훈을 주는 여러 도상 주제에서 주된 역할을 담당해.


(1) 앤디 워홀, <두개골들>,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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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 워홀은 1968년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페미니스트 발레리 솔라나스에게 총을 맞아 ㅁㅈㅎ를 당했어. 
동양이나 서양이나 꼴페미년들 머가리 맛간거는 똑같다는걸 알 수 있지.
이후로 워홀은 갑작스러운 죽음이 우연히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개골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했어. 

② 근데 워홀은 전통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17세기 바니타스 작품들이 현실을 모방하는 효과가 너무 뛰어나서 
그림에 담긴 근원적인 메시지를 동요하게 했다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하여 명랑한 분위기를 만들고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대충 묘사하여 아이러니를 느끼게 했대. 말은 이런데 그냥 유명하니깐 높게 평가되는거도 좀 있는거 같음


(2) 로버트 글리고로프, <알려지지 않은 기원>, 1999,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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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글리고로프는 미술사에서 아주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시스티나 소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아담의 창조)>를 도발적으로 재창조했어
 
② 엑스레이는 습관적으로 질병과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러한 엑스레이로 투시된 뼈의 이미지와 
생명의 탄생과 창조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예기치 않게 병치되면서 관람자를 동요하게 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해.


(3) 데미언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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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허스트는 해골에 8,600여 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만든 이 작품을 한 컨소시엄에 5,000만 파운드(960억여 원)에 팔았는데 
작품이 워낙 도발적이고 허스트 자신이 컨소시엄의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게 알려져 크게 논란이 됐어. 
하지만 이것 역시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발휘해 결과적으로 소더비 경매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지.
마케팅과 통수 실력이 7시 뺨치노.

②  뭐 통수는 통수지만 사실 이 작품은 ‘메멘토 모리’를 주제로 하는 전형적인 작품이이긴 해. 허스트가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길 
"죽음의 궁극적 상징인 두개골을 사치와 욕망, 데카당스의 궁극적 상징인 다이아몬드로 덮어버리는 것보다 죽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라고 했대.


5. 죽음과 함께한 자화상


 죽음(특히 화가 자신의 죽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화가를 그린 작품은 16세기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어. 
초창기 작품의 예로 시스티나 소성당에 그린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 들 수 있어. 특히 죽음과 함께한 자화상은 북유럽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해.


(1) 아르놀트 뵈클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과 함께한 자화상>, 1872, 베를린,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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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물감을 묻힌 팔레트와 붓이 작가라는 점과 그가 예술을 통해 죽음을 물리치고자 함을 알려주고 있어.
뵈클린의 자녀 중 절반은 어려서 세상을 떠났고 그 역시 병 때문에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
 
 뵈클린은 북유럽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여 해골 옆에 있는 자화상을 그렸는데, 해골은 뵈클린 역시 죽을 운명임을 일깨워주고 있어.
 
 

 (2) 마크 퀸, <나(Self)>, 2001,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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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런던 태생의 마크 퀸은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선두주자로 수년 동안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왔어.
 
② 이 작품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려지게 한 작품인데, 자신의 피 1갤런(약 4.565리터)을 미리 만든 틀에 부은 후 동결시켜 보존해서 조각으로 만든거야 .
못생긴 대머리 아재 조각을 피로 만드니깐 더 끔찍하네
 

6. 죽음을 부르는 무기와 도구들


 이 주제는 오래된 초상화 장르인 무장 초상화 전통에서 비롯되었지만 최근에는 
현대사회에서 사용되는 죽음의 도구들을 비판하고 반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어. 


 (1) 야스마사 모리무라, <형제(만추의 기도)>, 1991,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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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이 작품은 딱 봐도 알겠지만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밀레의 <만종>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야.
 이 작품의 화가 야스마스 모리무라가 바로 이 작품에서 총을 든 농부야.

② 버섯구름은 밀레의 원작에서 평화롭게 해가 지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또 농사꾼 부부는 농장에서 쓰는 도구 대신 권총을 들고 있고 원작에서 갈퀴가 꽂혀 있던 자리는 라이플 총이 대신하고 있어.
일본애들한테 확실히 태평양전 원폭이 트라우마긴 한가봐ㅋ


(2) 톰 삭스, <샤넬 단두대>, 2000,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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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요틴이 주는 공포의 이미지와 김치년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샤넬의 이름이 대조되며 아이러니가 느껴지고 있어.
 
 이 작품에서 톰 삭스는 모든 것을 상업화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죽음의 도구조차 
일류 디자이너의 브랜드 제품이기를 바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해.
김치년들은 저렇게 죽어도 좋아할거 같기도 해. 






드디어 끝냈네.. 씹스압이었지? 혹여라도 여기까지 다 읽은 게이들은 정말 고마워.

원래 분량이나 다룰 작품들이 더 많았는데 그나마 이것도 줄인거야..ㅋㅋㅋㅋ

이거만 다뤘는데도 시간 엄청나게 걸렸다ㅋㅋ


예전에 교양수업 때 이 주제에 대해 배웠었는데 

그때 이에 대한 책을 좀 많이 읽었었는데 그걸 정리해서 써봤어.

참고한 서적들은 아래에 명시해놨어.


근데 내가 이 주제에 대해 우울하게 쓴 경향이 있는거도 같은데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 명제는 ‘삶의 일회성’이 주는 서글픔을 강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라는 점이야. 즉, 지나친 허무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거지.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딱히 전문지식도 없지만 

나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써본다고 썼는데 어떻게 느껴질 지는 모르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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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적

- 엔리코 데 파스칼레, 『죽음과 부활, 그림으로 읽기』, 엄미정, 예경, 2010
- 이주헌, 『지식의 미술관』, 아트북스, 2009
- 문소영, 『명화의 재탄생』, 민음사, 2011
- 권용준, 『테마로 보는 서양미술』, 살림, 2005
- 마틸데 바티스티니, 『상징과 비밀 명화를 만나다』, 조은정, 예경, 2007
- 최정은, 『보이지 않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한길아트, 2000
- 김열규,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궁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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